성남 일화가 7년째 이어온 지긋지긋한 FC 서울과의 5월 악연을 끊었다.
성남은 29일 오후 5시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1'; 12라운드 FC 서울과 홈경기에서 조동건과 김진용의 연속골에 힘입어 2-0으로 승리했다.
성남은 2004년 이후 서울과의 5월 맞대결에서 2무 3패로 1승도 못 거뒀으나 이번에 그 징크스를 깼다. 그리고 지난해 3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졌던 것도 깨끗하게 설욕했다.
지난 4월 3일 부산 아이파크 전 2-0 승리 이후 K리그 8경기 만에 승리를 올린 성남은 2승 5무 5패를 기록했다. 15위에서 벗어나지 못했으나 14위 대전 시티즌과의 승점 차를 2로 좁혀 중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성남은 최전방에 조동건을 내세우고 그 밑에 조재철을 뒀으며 까를로스와 에벨톤에게 좌우 측면을 맡겼다. 데얀과 몰리나가 빠진 서울은 제파로프와 이승렬을 최전방에 배치해 맞섰다.
성남은 경기 초반 서울의 공세에 혼이 났으나 집중력을 잃지 않는 수비로 잘 차단했다. 그러면서 조금씩 날카로운 공격을 펼쳤다. 전반 9분 조재철의 침투 패스에 김성환이 쇄도해 좋은 득점 기회를 맞이했지만 아디의 한 발 앞선 태클에 저지돼 슈팅까지 날리지 못했다. 전반 13분에는 사샤가 과감하게 프리킥 중거리 슈팅을 날렸으나 벽에 막혔고 까를로스의 슈팅은 골과 거리가 멀었다.
서울은 전반 21분 방승환의 패스에 이은 고요한의 침투가 위협적이었으나 성남은 박진포의 지능적인 수비로 실점 위기를 넘겼다. 이후 경기는 성남의 주도로 펼쳐졌다. 전반 30분까지 볼 점유율이 90%대10%로 성남의 압도적인 우세였다.
하지만 성남은 쉽사리 골을 넣지 못했다. 전반 32분 김태윤의 헤딩 슈팅은 골문 위로 떴고 전반 44분 까를로스에게 기회가 왔으나 이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전반 중반 이후 성남에게 밀린 서울은 후반 시작과 함께 김태환, 최현태를 투입하며 오른쪽 측면 라인을 물갈이했다. 그러나 경기 주도권은 여전히 성남이 쥐었다. 성남의 파상 공세에 서울 수비는 크게 흔들렸다.
하지만 골 운이 따르지 않았다. 에벨톤이 후반 3분 날카로운 중거리 슈팅을 날렸으나 골키퍼 김용대의 선방에 막혔다. 3분 후 까를로스가 골문 앞에서 완벽한 득점 기회를 잡았으나 너무 세게 슈팅을 때려 왼쪽 포스트를 맞고 나갔다. 탄천종합운동장에 자리한 1만여 명의 관중들이 하나같이 탄식을 했다.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놓친 성남은 이후 서울의 오른쪽 측면 공격을 막는데 애를 먹었다. 김태환의 돌파를 제대로 막지 못한 것. 이 가운데 오른쪽 수비수 김태윤이 아디의 태클에 걸려 넘어지다 다쳐 후반 13분 용현진과 교체됐다. 신태용 감독은 후반 14분 지친 까를로스를 빼고 홍진섭을 투입하며 공격에 더욱 열을 올렸다.
다소 지루한 공방이 이어지던 경기는 후반 중반 넘어 집중력 싸움에서 희비가 갈렸다. 후반 30분 홍진섭이 왼쪽 측면을 돌파하다가 내준 볼을 조재철이 크로스를 띄웠고 조동건이 기가 막힌 헤딩 슈팅으로 서울의 골문을 열었다.
리드를 잡은 성남은 후반 34분 전성찬의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세 번째 교체 카드를 썼다. 신태용 감독은 이 시기에서 수비 강화가 아닌 공격 강화를 꾀하며 김진용을 조커로 투입했다. 그리고 이 작전은 성공했다. 후반 42분 서울 수비진의 실책 속에서 김성환의 패스를 받아 김진용이 쐐기골을 터뜨렸다.
성남은 이후 서울의 공격을 거센 압박과 효과적인 수비로 막아내며 무실점 승리를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