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주말 포항과의 원정 경기까지 총 10라운드의 정규리그를 숨 가쁘게 달려왔다. 특히, 5라운드까지 시즌 첫 승을 거두지 못하다가 이후 4개의 라운드에서 3승 1무의 가파른 상승세를 거두며 리그 내 그 어떤 우승 후보들 부럽지 않은 기세를 과시한 성남이었다. 그러다가 마침내 포항에게 당한 1패.
혹자는, “성남이 다시 가시밭길로 들어가는 것 아니냐?”란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어도 그 어렵다는 포항의 안방에서 포항을 마지막 순간까지 몰아쳤던 경기 내용은 최근의 상승세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었기에, 3월에서 4월 초반과 같은 부진을 재현하지 않을 것이란 기대감이 더 높다. 그리고 그것을 대내외적으로 증명해야 할 순간이 왔다.
안익수 감독이 이끄는 성남일화가 5월 8일 수요일 저녁 7시 30분, 탄천 종합운동장에서 FA컵 32강전 동의대학교와 한 판 승부를 펼친다. 비록 객관적 전력상 성남보다는 한 수 이상 아래 아마추어 대학팀과의 경기이지만 동의대의 상승세를 가벼이 볼 수 없다. 동의대는 이미 FA컵 64강전에서 내셔널리그의 중견강호로 군림하는 창원시청을 원정에서 꺾고 올라왔다.
당시 경기력을 볼 때 대학 선수들 특유의 패기에 한 두 명의 스타플레이어에 의존하기보단 유기적인 콤비네이션으로 경기를 풀어가는 게 인상적이었다. 특히, 성남과 같이 양 측면의 빠른 스피드를 최대한 활용한 창원시청의 공격력을 무력화시켰던 4백라인의 수비조직력과 미드필드진의 확실한 수비 가담이 돋보였다는 평가.
덧붙여 성남이 갖는 또 하나의 고민은 주말 원정 경기로 예정된 강원FC와의 일전을 앞두고 이번 주중 경기에 어느 정도의 전력을 쏟아 부어야 하느냐는 점이다. 강원전에서 승리할 경우 성남이 중간 순위 7위로 올라서며 향후 상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기에 응당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하지만 내년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출전 티켓을 보다 손쉽게 획득할 수 있는 FA컵 또한 소홀히 할 수 없다는 데 안익수 감독의 고민이 있다.
때문에 일단 그간의 상승세를 잇는다는 측면에서 공-수의 주축들은 그대로 출전시키면서 정산, 황의조, 김평래, 심우연, 김현 등 최근 다소 주춤했거나 기회가 부족했던 선수들에게 기회를 부여할 가능성이 있다. 선수단 전체의 체력 안배는 물론 향후 빡빡한 일정에 대비한 스쿼드의 질적 향상을 동시에 꾀할 수 있다. 물론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선 기회를 부여받은 선수들이 무조건 90분 안에 승부를 깔끔하게 마무리 할 수 있어야 한다.
성남의 수요일 FA컵 32강전 승부의 ‘키워드’는 단연 겸손과 집중력이다. 비록 대학팀을 상대하지만 절대 방심하지 않고 3연승을 거둘 때처럼 승점 3점을 향한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다면 16강 진출은 물론 최근 정규리그 두 경기 1무 1패의 아쉬움을 씻는 좋은 힐링의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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